요리를 사랑하는 열두 살 에이브의 가족은 국적도 종교도 다른 탓에 식사 때마다 항상 전쟁이다. 팔레스타인계 무슬림 친가와 이스라엘계 유대인 외가, 그리고 무신론자 부모님이 종교적인 가치관 차이와 역사적 반목으로 매번 다투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주인공 에이브는 어떻게 밥상머리 세계대전을 끝내고 평화로운 식사를 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통해서 가족들의 마음을 묶어줄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요리와 여행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영화 <에이브의 쿠킹 다이어리>. 다소 생소한 중동의 요리부터 맛깔나게 보여주는 라틴 아메리카의 요리까지 영화 속 세계 요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특히 요리 영상을 십대 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SNS 영상과 사진으로 다루고 있어 밀레니얼 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또한 이는 타인의 먹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지켜보는 ‘먹방’과 요리 방송인 ‘쿡방’에 열광하는 대중의 심리를 충족시켜 준다.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식사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 먹방과 쿡방은 근원적이고 원초적인 감정의 외로움을 달래는 행위로 작용하기 때문다. 이처럼 푸드 트래블에 성장 드라마를 더한 영화 <에이브의 쿠킹 다이어리>는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