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의 동생과 결혼을 선택하자 도망치듯 베를린으로 향한 ‘자레드(짐 스터게스)’,
보호자가 없어 잘 데가 없는 상황에 놓인 난민 아이를 집에 데려온 ‘제인(키이라 나이틀리)’, 오래전에
떠나보낸 딸을 그리워하는 ‘제임스(미키 루크)’와 일에 모든 에너지를 바치고 찾아온 무기력에 베를린을
여행하다 거리의 인형극을 본 ‘버크(루크 윌슨)’까지. 도시 베를린에서
수많은 사람이 모여 사랑, 우정, 가족, 정체성 등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친다.
낭만과 쓸쓸함이 공존하는 도시, 베를린
<베를린, 아이 러브 유>는 제작자 엠마뉴엘 벤비히의 주도 아래 특정 도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시티 오브 러브’ 시리즈 중 하나로, 2006년에 개봉한 <사랑해, 파리>와 2008년에 개봉한 <뉴욕, 아이 러브 유>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베를린 장벽 붕괴(1989)
30주년을 맞아 개봉한 이 영화는 다양한 이야기를 수록해 한때 동독과 서독으로 분열되었던 독일의 독특한 역사처럼 옛것과 새것이, 낭만과 씁쓸한 현실이 공존하는 베를린만의 특별한 분위기를 담아냈다.
영화의 각 에피소드는 베를린이라는 도시만 공유했을 뿐 이야기의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감독의 연출에 따라 어떤 이야기에선 마냥 낭만적으로 보였던 베를린이 어떤 이야기에선 황량해 보이기도 한다. 각 감독의 특색이 두드러지는 <베를린, 아이 러브 유>는 사랑, 가족과 같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이야기는 물론 다문화 가정, 난민 이슈 등 현재 독일의 주요 이슈까지 그려내며 베를린의 다양한 모습을 구석구석 보여준다.